색깔을 잃어버린 무지개

무지개마을

옛날 옛적 하늘 한가운데 작은 무지개 마을이 있었습니다. 이 마을에는 색깔마다 사는 작은 요정들이 있었어요. 빨강 요정, 주황 요정, 노란 요정, 녹색 요정, 파란 요정, 남색 요정, 보라 요정까지. 그들은 각자의 색깔을 지키며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어느 날, 마을에 끔찍한 일이 일어났어요. 무지개 마을 위로 지나가던 검은 구름 왕국의 구름 마녀가 마을을 질투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이 작은 마을이 어째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거지?" 하고 속삭이며 마법을 부리기 시작했어요.

 

"색깔따위, 사라져버려라!"

 

마녀의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늘에서 무지개의 색깔들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빨강, 주황, 노랑... 하나씩 색이 바래면서 요정들은 힘을 잃어갔지요.

색깔이 사라진 무지개 마을은 흑백 사진처럼 변해버렸어요. 사람들은 무지개가 색을 잃자 슬퍼하며 더 이상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았습니다. 이제 무지개는 하늘의 장식이 아니라, 잊혀진 전설 속 이야기가 되어 버린 것이었어요.

 

요정들은 모여서 회의를 했습니다. "우리의 색을 다시 찾아야 해!" 빨강 요정이 말했지요. 그러나 힘이 다 빠진 요정들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때, 작은 파란 요정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어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보면 어떨까요? 사람들도 무지개가 그리울 거예요."

 

요정들은 이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의 꿈속으로 들어가 도움을 청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날 밤, 무지개 마을의 요정들은 모든 사람들의 꿈속에 나타나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의 색깔을 도와주세요. 무지개가 다시 빛날 수 있도록..."

 

꿈에서 깬 사람들은 마음이 이상하게도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고, 무지개를 다시 예전처럼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사람들과 요정들은 함께 힘을 모아 무지개의 색을 되찾기 위한 대장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색깔이 바랜 무지개 마을의 요정들과 사람들은 무지개의 색을 되찾기 위한 여정에 함께 나섰습니다. 이들은 '색의 조각'이라 불리는 작은 결정들을 찾아야 했습니다. 이 결정들은 각각 무지개의 색을 담당하는 요정의 힘을 되살릴 수 있는 마법적인 힘을 가지고 있었지요.

 

빨강 요정은 화산의 깊은 곳에 숨겨진 빨간 색의 조각을 찾아야 했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그는 뜨거운 용암과 재가 날리는 화산 속으로 용감하게 들어갔어요. 그곳에서 요정과 사람들은 붉게 타오르는 빨간 색의 조각을 발견하고, 빨간 요정은 다시금 그의 힘을 되찾았습니다. 하늘에는 오랜만에 빨간 빛이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주황 요정은 사막의 한가운데서 반짝이는 주황색의 조각을 찾아 나섰습니다. 모래폭풍을 견디며 사막을 헤매던 중, 오아시스에서 반짝이는 주황색 조각을 발견했습니다. 주황 요정이 조각을 손에 넣자, 사막의 끝없는 모래 언덕들이 다시 활기를 찾았고, 무지개에도 따뜻한 주황빛이 돌아왔습니다.

 

노란 요정의 여정은 해바라기 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노란색의 조각은 햇살처럼 밝고 따스했지만, 구름 마녀의 주문으로 모든 해바라기가 시들어 있었어요. 사람들은 요정과 함께 해바라기가 다시 웃을 수 있도록 밭을 가꾸고, 노란 조각을 찾아냈습니다. 노란색의 조각을 되찾자 해바라기들이 다시 머리를 들고 하늘에는 밝은 노란 빛이 번졌습니다.

 

녹색 요정은 푸르름을 잃어버린 숲으로 향했습니다. 숲은 마녀의 주문 이후로 색을 잃고 침묵 속에 잠겨 있었어요. 나무들이 녹색을 잃어버리자, 새들도 노래를 잊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그 곳에서 깊은 명상을 통해 자연과 하나가 되었고, 끈질긴 노력 끝에 오래된 녹색 차의 싹에서 반짝이는 녹색의 조각을 발견했습니다. 조각을 손에 넣자마자, 숲은 다시금 생명력을 찾았고, 나무들이 새로운 새싹을 틔우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에도 생명의 녹색이 서서히 돌아왔지요.

 

파란 요정의 여정은 대양의 깊은 곳으로 이어졌습니다. 바다도 마녀의 주문으로 인해 색을 잃어버리고 회색으로 변해버렸습니다. 파란 요정은 배를 타고 바다의 심장부로 떠났어요. 심장부에 도착한 파란색 요정은 잠수함을 타고 바닷속 심연을 탐험하며 신비로운 파란색의 조각을 찾았습니다. 그 조각은 깊은 바다의 동굴에 숨겨져 있었고, 요정의 손길이 닿자마자 바다는 다시 투명한 파란빛으로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파란색의 조각이 제자리를 찾자, 바다는 다시금 생명으로 가득 찼고, 하늘에도 푸른 빛이 가득해졌습니다.

 

남색 요정은 차가운 높은 산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산도 마녀의 주문으로 색을 잃어 모든 것이 회색빛이었습니다. 높은 곳에 위치한 만큼 그 여정은 가장 험난했지만, 남색 요정은 포기하지 않았어요. 추위와 바람을 견디며, 산 정상 근처에서 남색 조각을 찾아냈습니다. 남색의 조각은 오래된 빙하 속에 갇혀 있었고, 요정이 조각을 되찾는 순간, 산에는 다시금 신비로운 남색의 빛이 감돌았습니다. 그리고 그 빛은 무지개의 여섯 번째 색으로 하늘에 찬란하게 빛났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보라색의 조각이 있는 곳, 신비로운 동굴 깊은 곳에서 구름 마녀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녀는 요정들과 사람들이 함께 힘을 합쳐 이루어 낸 일에 놀라워하며, 결국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게 되었습니다.

 

구름 마녀는 마음을 바꾸어 마지막 보라색의 조각을 돌려주었고, 그 순간 무지개는 완전한 모습으로 다시 하늘에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마을은 다시 색채로 가득 찼습니다.

 

무지개가 다시 빛나자, 세상은 다시 행복으로 가득 찼고, 사람들과 요정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삶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마을의 모든 요정들은 언제나 그랬듯이, 무지개를 더욱 아름답게 빛내며 행복을 전하기로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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