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빛나의 여행

빛나

한 조용한 마을의 한 켠에는 맑고 깨끗한 물이 가득 찬 작은 우물이 있었습니다. 우물 속에는 '빛나'라는 이름을 가진 작은 물방울이 살고 있었습니다. 빛나는 우물 안에서만 살다 보니 바깥 세상이 너무나도 궁금했습니다.

 

어느 따뜻한 봄날, 빛나는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태양의 따스한 햇살이 우물의 수면을 비추자 수많은 물방울 친구들이 하나둘씩 수증기가 되어 하늘 높이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바깥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 빛나는 소망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빛나에게도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햇살이 빛나를 간지럼을 태우며 따뜻하게 감싸자 그녀는 점점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녀는 신기한 마법에 걸린 것처럼 천천히 우물 위로 떠올랐고 결국 하늘로 향하는 수증기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빛나의 첫 번째 여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수증기가 된 빛나는 새로운 세상에 너무나도 신기해하며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나뭇잎이 살랑이는 소리가 너무도 아름답게 들렸습니다. 그녀는 점점 높이 올라가 하늘의 다른 수증기 친구들과 합쳐져 솜털처럼 부드러운 구름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다른 구름 친구들과 함께 모여 뭉게구름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다른 곳에서 온 여행자들이었고 각자의 고향 이야기와 꿈을 나누며 새로운 우정을 쌓았습니다. 빛나는 그녀와 같은 처지에 친구들을 만나 기쁨으로 가득 찼습니다.

 

하늘 세계는 끝이 없는 듯했고 바람은 따뜻하고 부드럽게 그녀와 친구들을 새로운 장소로 인도했습니다. 구름이 되어 여행하는 동안 빛나는 지상의 여러 장소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도시의 빌딩 숲, 넓은 들판의 황금빛 곡물, 굽이치는 강의 푸른 물결까지 모든 것이 신기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빛나와 그녀의 새 친구들은 때로는 즐겁게 소나기를 내려주며 농작물에 생명을 불어넣었습니다. 때로는 갈증에 지친 대지에게 생명의 물을 선사했고 때로는 무지개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구름이 된 빛나는 자신이 점점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녀는 이것이 곧 비로 내려 지상으로 돌아가는 신호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빛나는 두려움보다는 새로운 여행에 대한 설렘을 느꼈습니다.

머지않아 빛나는 다시 지상으로 내려갈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비로 변해 내리는 것은 그녀의 여행에서 또 다른 중요한 단계였으며 이제 그녀는 지상의 모든 생명과 직접 만날 수 있게 될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구름에서 빛나가 포함된 물방울들은 빗방울이 되어 지상으로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그녀의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 차 올랐고 땅을 향해 가는 모든 순간이 즐거움으로 가득 찼습니다.

 

지상에 가까워지면서 빛나는 한 그루의 큰 나무를 발견했습니다. 그 나무는 자신을 향해 손을 뻗는 것 같았고 빛나는 그 나무와의 특별한 인연을 직감했습니다. 나무의 잎사귀들이 그녀의 도착을 환영하는 듯 바스락거리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빛나는 나무의 품에 안겨 나무의 깊은 뿌리와 함께 땅속으로 스며들었습니다. 그녀는 나무에게 생명의 선물을 주며 나무는 그녀에게 새로운 집이 되었습니다. 빛나는 이제 나무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고 나무는 그녀 덕분에 더욱 푸르고 생기 넘치게 자랄 수 있었습니다.

 

빛나는 나무의 잎과 꽃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 숨을 쉬었고 나무와 함께 계절의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봄이면 꽃을 피우고 여름이면 무성한 잎을 자랑하며 가을이면 결실을 맺고 겨울이면 다시 잠을 잤습니다.

 

빛나는 나무와 함께하며 많은 지혜를 배웠고 다른 생명체들과도 친구가 되었습니다. 작은 곤충, 새, 심지어는 사람들까지도 친구가 되었습니다.

 

매일이 새로운 발견과 모험으로 가득 차 있었고 빛나는 자신이 겪은 모든 여행이 결국 이렇게 멋진 삶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었습니다. 그녀는 물방울에서 시작해 지금은 이 큰 나무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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