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끝자락 이름 모를 꽃 한 송이

꽃마리

가을 끝자락 이름 모를 꽃 한 송이가 있었다. 낙엽이 뒹구는 도로 위에 조용히 피어나 가을의 마지막 숨결을 담은 듯했다. 마치 가을이 전하는 마지막 인사처럼 고요히 빛나고 있었다.

 

아무도 이름을 모르는 듯 쓸쓸하게 홀로 서 있었다. 그러나 소박한 아름다움으로 누구의 눈길도 사로잡지 못했다. 사람들은 분주히 지나치며 꽃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하지만 꽃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을의 서늘한 바람에 잎을 흔들며 자신만의 시간을 간직하고 있었다.

 

꽃의 색은 특별했다. 햇살에 비치면 하늘색으로 빛나고 그늘에선 은은한 푸른빛으로 변했다. 색깔은 가을 하늘의 변화무쌍한 빛깔과 어우러져 마치 자연이 그려낸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꽃은 어느 화가의 붓끝에서 태어난 것처럼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색채의 조화를 이루었다.

 

꽃의 존재는 가을의 끝자락에 작은 기적과도 같았다. 그것은 계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은은한 빛깔의 속삭임이었다. 이름 모를 그 꽃은 가을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담히 전하고 그 이야기는 바람을 타고 멀리 퍼져나갔다.

 

시간이 흘러 가을은 저물고 겨울이 다가오면. 이름 모를 꽃도 마침내 시들어 그 자리에 잠들겠지. 지금 이 순간은 누구도 알지 못하는 꽃 한 송이가 전하는 가을의 마지막 인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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