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의 겨울잠

고미와헨리

깊은 숲 속에서 살던 작은곰 고미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주변의 나무들은 이미 잎사귀를 모두 떨구고, 산 위에서는 조금씩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고미는 겨울잠을 자려면 따뜻한 잠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 작은 굴에서 겨울을 나기는 어렵겠다. 더 넓고 따뜻한 곳을 찾아봐야 해,"

고미는 작은 굴을 나서 숲속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숲을 걷다가 고미는 동굴을 발견했다. 그 동굴 앞에서는 토끼가 풀을 먹고 있었다.

 

"안녕! 나는 고미야. 너의 동굴에서 겨울을 보낼 수 있을까?" 고미가 물었다.

 

토끼는 놀라며 고미를 바라봤다.

"안녕, 고미! 나는 토미야. 이 동굴은 너무 작아서 우리 둘이서는 겨울잠을 자기엔 좁을 것 같아."

 

고미는 실망했지만

"그래도 고마워 토미. 다른 곳을 찾아봐야겠어." 라고 말하며 숲 속으로 들어갔다.

 

고미가 갈수록 숲은 더 깊어졌다. 한참을 걷다보니 큰 나무 밑에 아늑해 보이는 작은 집을 발견했다. 집의 창문에서는 따뜻한 빛이 새어 나왔다. 고미는 문을 두드렸다.

문이 열리자, 작은 다람쥐가 나왔다.

 

"안녕! 난 다람이야. 뭐 도와줄게 있을까?"

다람이가 물었다.

 

고미는 다람이에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내 집은 따뜻하지만, 네가 잠을 자기엔 너무 작을 것 같아. 하지만 숲의 북쪽에 큰 동굴이 있어. 거기서면 충분히 따뜻하게 겨울잠을 잘 수 있을 거야."

 

고미는 희망을 얻었다.

"고마워 다람아! 북쪽으로 가볼게."

 

그렇게 고미는 다시 숲을 걷기 시작했다.

고미는 다람이의 말을 따라 숲의 북쪽을 향해 걸었다. 눈이 많이 내려 숲은 하얀 세상으로 변해갔다. 그런데, 눈 사이로 볼 수 있는 작은 발자국들이 고미의 이목을 끌었다.

‘이 발자국은... 누구의 발자국일까?’ 고미는 생각하며 발자국을 따라갔다. 발자국은 큰 바위 옆에 멈추었고, 그곳에는 작은 고슴도치가 떨며 있었다.

 

"안녕? 너는 누구니?" 고미가 물었다.

 

고슴도치는 떨리는 몸을 조금씩 진정시키며 대답했다.

"나는 헨리야. 여기서 겨울잠을 자려고 했는데, 바위 밑의 굴이 너무 춥더라구."

 

고미는 헨리를 안쓰럽게 생각했다.

"북쪽으로 가는 길인데, 함께 가면 따뜻한 잠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같이 갈래?"

 

헨리는 고미의 제안에 흔쾌히 동의했다.

"정말이야? 고마워"

 

둘이 함께 걸어가다 보니 북쪽의 큰 동굴을 발견했다. 그곳은 허름해 보였지만, 내부는 생각보다 따뜻했다. 고미와 헨리는 동굴 안을 살펴보다가, 깊은 곳에 아늑한 공간을 발견했다.

 

헨리가 기뻐하며 말했다.

"좋아! 여기서 겨울잠을 자면 따뜻하게 잘 수 있을 것 같아."

 

고미도 웃으며 말했다.

"맞아, 여기가 우리 찾던 곳이야."

 

 

둘은 잠자리를 꾸미기 시작했다. 헨리는 바깥에서 풀과 나뭇잎을 가져와 동굴 바닥을 덮었고, 고미는 큰 몸으로 뒹굴며 풀과 나뭇잎에 온기를 더했다.

 

바깥은 많은 눈이 내려 숲은 고요해졌다. 동굴 안에서는 고미와 헨리의 숨소리만이 들려왔다. 둘은 아늑한 잠자리에서 겨울잠을 자기 위해 눈을 감았다.

 

동굴 안은 따뜻했다. 고미와 헨리는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둘의 꿈속에서는 아름다운 겨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고미의 꿈에서는 큰 눈꽃이 하늘에서 내려와 숲을 덮었다. 그 눈꽃들 사이에서는 여러 동물 친구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이 보였다. 토미는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고, 다람이는 눈 위에 작은 발자국을 남기며 뛰어다니고 있었다.

 

헨리의 꿈에서는 작은 눈송이들이 그의 주변을 둘러싸며 춤을 추었다. 그는 고미와 함께 눈 위에서 스케이팅을 즐기며 웃고 있었다.

꿈속의 숲은 활기차고 따뜻했다. 고미와 헨리는 꿈속에서도 서로의 따뜻함을 느끼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겨울이 지나갔고 봄이 오기 시작했다. 동굴 밖에서는 새들의 노래소리와 녹는 눈물소리가 들려왔다. 고미와 헨리는 잠에서 깨어났다.

 

"헨리야, 너의 꿈은 어땠어?" 고미가 물었다.

 

헨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너와 함께한 따뜻한 겨울이었어. 너는?"

 

고미는 웃으며 말했다.

"나도 마찬가지야. 우리의 첫 겨울잠은 함께라서 따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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