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의 대화

해와달

하늘에는 해와 달이 각각 자신의 시간을 지키며 빛나고 있었다. 그러나 둘은 서로를 만난 적이 없었다. 해는 낮에 빛나고, 달은 밤에 빛났기 때문이다.

 

어느 날, 하늘에 무지개가 달과 해 사이에 걸쳐져 나타났다. 무지개는 해와 달이 서로를 알게 해주려고 하늘에 나타난 메신저였다.

해는 무지개를 통해 달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해가 물었다.

"너는 누구니?"

 

"나는 달이다. 밤의 하늘을 밝히는 빛. 그럼 너는?"

 

"나는 해야. 낮의 시간을 지키는 빛나는 태양이다."

 

둘은 서로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고 해는 달에게 물었다.

 

"왜 밤에만 빛나는 거야?"

 

"나는 밤의 친구라서 그래. 사람들이 잠든 시간에도 조용한 빛으로 세상을 지켜보고 싶어서."

 

"나도 낮의 시간 동안 세상을 뜨겁게 빛내주려고 노력하고 있어. 우리는 서로 다른 시간을 지키지만, 같은 세상을 지키고 있구나."

 

달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우리는 같은 세상을 위해 빛나고 있어."

 

하루가 지나서 해 와 달은 무지개를 통해 다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달이 먼저 물었다.

"해야, 네가 빛나지 않는 동안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해는 생각에 잠겼다.

"나는 저물어가면 어둠이 찾아오는 것만 알고 있어. 그때의 세상은 어떠한지 궁금하긴 해."

 

달은 미소 지었다.

"그럼 나를 따라 세상을 지켜보는 건 어때? 내가 밝히는 밤의 세상을 너와 함께 보고 싶어."

 

그렇게 둘은 하루를 선택해서 해가 저물고 달이 뜨게 되는 그 순간을 기다리기로 했다. 해가 서서히 지평선에 가려져 가자 달은 천천히 떠올랐고 특별한 일이 일어났다. 해의 빛과 달의 빛이 만나 세상은 은은한 황혼의 빛으로 가득 찼다.

 

달은 해에게 속삭였다.

"너의 빛과 나의 빛이 만나 아름다운 그림자를 만들었어."

 

해는 감탄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처음 봐. 그림자가 우리 둘의 기적처럼 보이네."

 

달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림자는 빛이 없으면 만들어질 수 없어. 네가 없었다면 이런 기적은 없었을 거야."

 

둘은 그날 서로의 빛과 그림자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되었다. 서로 다른 시간의 경계를 넘어 둘이 하나가 되어 세상을 지켰다.

해와 달은 그날 밤의 특별한 경험을 잊지 못했다. 그들은 더 자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고 해와 달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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